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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다들 많이 지쳐 있으실 텐데, 저 역시 마음이 참담하네요. 어렵게 알려진 만큼,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국민 청원에 동참하여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작은 힘을 보태주시길 바랍니다.

 

 

텔레그램로고

 

오늘은 화제 가득한 메신저 텔레그램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이거 정말 보안성이 강력한지, 왜 범죄자들이 썼던 건지 궁금하실 거 같아서요. 사실 저는 이번 일이 터지기 전에도 텔레그램에 대한 소문은 숱하게 들어봤습니다. "정치인들이 많이 쓰는 비밀보안 되는 앱" 정도로요. 그래서 더 궁금했는데.. 음, 이번에 찾아보니 왜 그렇게 알려졌는지 대략 알겠더군요. 지금부터 제가 직접 써보고 찾아본 정보들에 대해 공유해드리죠.

 

 

 

첫째, 비밀 대화 기능

 

텔레그램은 일반대화와 비밀대화 기능이 나눠져 있습니다. 우선 비밀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찾아보니 비밀대화 기능은 감청이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더군요. '종단간 암호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대화 나누는 사람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암호화 시켜 전달한다는 뜻이에요. 누군가가 엿보려고 해도 암호화 된 알고리즘만 볼 수 있을 테니, 감청자가 암호 알고리즘을 풀지 못하면 사실상 해독은 불가능한 셈이죠.

 

비밀대화에선 자동 삭제 타이머 기능도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켜서 써보니 글을 쓰고 상대방이 읽으면 자동으로 상대방의 의사와 관련없이 썼던 걸 삭제할 수 있더군요. 이 타이머 기능은 1~15초,  30초, 1분, 1시간, 1일, 1주 단위로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외 비밀대화 상태에서는 전달 기능도 허용되지 않아 빠르게 정보를 제3자에게 돌리는 것도 불가합니다. 제가 해보니 '화면캡처'도 안되더군요. 여러모로 참 숨길 거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앱 같습니다.

 

 

둘째, 일반대화도 지울 수 있다.

 

텔레그램 일반대화는 영구히 보존됩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와 비슷하게 내가 언제라도 말한 것을 지우고 싶으면 내 창에서도 상대 창에서도 지울 수 있죠. 내가 단톡방에 어제 썼던 실언도 쉽게 지울 수 있으니 그 부분에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네요. 메시지를 삭제하려고 하면 정말 이 메시지를 삭제하겠냐는 창이 하나 열리면서 "모든 참가자에게서도 삭제하고 싶냐"고 작은 박스가 하나 더 나옵니다. 그걸 누르면 상대방도 내가 뭘 썼었는지 남지 않게 됩니다. 이미 읽었다 하더라도요. 이미 이해하셨겠지만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제가 A라는 첫사랑녀에게 새벽 3시에 "잘 지내?" 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가정해봅시다.  카카오톡에서는 두 사람 모두에게 이 말을 삭제하려면 메시지를 쓴 지 몇 분 안에 잘 지내는 말을 삭제해야 가능합니다. 하지만 텔레그램에서는 그녀가 읽기 전이면 언제든 가능하죠. 그녀가 카톡을 썼다면 제 흑역사가 하나 생겼을 거고, 텔레그램을 썼다면 그 참담함은 없을 수 있겠네요. 물론 제가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메시지를 지웠다는 가정 하에요.

 

 

셋째, 기관에 협조하지 않는 텔레그램


카카오톡은 수사기관에 협조를 하다 안 하다를 번복하곤 했었는데요. 텔레그램은 이 부분에 있어 단호한 편입니다. 텔레그램 개발자 본인이 러시아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다가 쫓겨났었고, 중국에서는 이 부분 때문에 아예 메시지를 차단하기도 했죠. 이런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켕길 거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신뢰받는 메신저가 된 것 같습니다. 

 

 

넷째, 그래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자체 프로토콜을 사용합니다. 우리는 일반인이니까 복잡하게 얘기하지 않고 결론만 말씀드릴게요. 즉, 정부기관은 뭘 못 볼 테지만, 텔레그램 관계자는 얼마든지 감청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안전문가들에게 텔레그램은 "믿을 수 없는 앱"으로 낙인 찍혀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만약 더 유명해지고, 그 안에서 더 쓸만한 정보들이 생긴다면 관계자들이 이익추구를 위해 나쁜 짓을 할 수 있겠죠. 그때 되어서 정보를 팔아 '공개' 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러니 맹목적으로 이런 앱을 믿지 말고, 정직하게 나쁜 짓 안 하며 살아야 합니다.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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