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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안산 와스타디움 천연잔디에는 책상과 의자가 대규모로 깔려있었습니다. 안산도시공사의 필기시험을 보는 139명을 위해서인데요. 2000여 평 규모에 좌우 5m 간격으로 책걸상을 놓아두니 장관이 따로 없었습니다.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라 필기시험을 연기할까 고민했으나 취업난에 하루하루 힘든 구직자들을 위해 야외 시험 방식으로라도 채용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공분야에서라도 선도적으로 신규채용 시장 위축을 막아야 한다는 건데요. 취지는 공감되지만 더 이상 스타디움에서는 시험을 진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그 반대 이유에 대해 포스팅해볼게요.
첫째, 시험 비용
바이러스가 흉흉하지 않았을 때 원래대로 시험을 봤다면 절차는 매우 간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들죠. 발열 측정 & 손 소독 장비도 구축해야 하고.. 마스크도 쓰게 해야 하고.. 이것만 추가해도 힘든데 무려 스타디움에서 5m 간격으로 140개 정도의 책걸상을 둬야한다고요? 그건 누가 옮기고 누가 치우나요? 이번 일로 "아하, 우리도 저렇게 하면 되겠다" 싶어서 다른 공공기관이나 사기업들이 따라 한다면 이것보다 허접한 비용 낭비는 없을 것 같아요. 초대하는 사람도 고달프고 찾아가는 사람도 힘들면 안 되겠습니다.
둘째, 이건 공공분야의 '선도'가 아님
예전부터 공공기관에서 좋은 걸 선도하면 사기업에서도 따라 진행했던 게 많았죠. 지금의 주 5일제도 그랬던 것 같고요. 근데... 이것만한 비효율이 없는데, 이걸 선도라고 표현하다니.. 우습네요. 공공기관부터 사기업까지 다 이렇게 시험 보면 정말 좋아지는 거 맞나요? 그저 어떻게든 채용을 미루지 않는 것을 '선도'라고 표현한 것 같은데.... 그냥 이렇게 진행할 바에는 미루고 '선도할 준비'를 1-2주 더 빡세게 하는 게 어땠을까 싶습니다. 이건 그냥 비효율 + 무대뽀 정신 같거든요. 정녕 선도를 하고 싶다면 요즘 정부도 헤매고 있는 온라인으로 시험을 차질 없이 준비해보려는 창의성과 도전정신이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링컨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제가 좋아해서 예전 포스팅에도 쓴 적 있는데요. "If I only had an hour to chop down a tree, I would spend the first 45 minutes sharpening my axe." 만일 내게 나무를 베기 위해 1시간만 주어진다면, 우선 나는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쓸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시험을 어떻게든 치러내는 게 능사가 아니라 '도끼날을 잘 갈아'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공직자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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