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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오늘 포토라인에 서서 얼굴이 공개됐습니다. SBS의 보도로 사실 이미 많은 이들이 확인했겠지만, 실제로 보니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기자들이 붙자 조주빈씨는 뜬금없이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분들게 죄송하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니... 갑자기 범죄자가 이게 무슨 소리야...? 인터넷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데요. 우선 그가 언급한 세 사람들은 각각 어떤 이슈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우선, 윤장현씨는 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광주시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최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여성에게 속아 수억원을 건넨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윤 전 시장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권 여사를 사칭한 여성 김모씨에게 속아 4억5000만원을 건냈다고 하는데요. 검찰은 그를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도움을 받을 생각으로 돈을 건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고 합니다. 지난 17일 열린 대법원 선고에서 윤 전 시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았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으면 10년간 선거에 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손석희씨와 김웅 폭행 사건은 너무 유명하지만, 기억 속에서 흐려지셨을까봐 다시 정리해드려봅니다. 2019년 1월 10일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가 상암동의 한 주점에서 "JTBC 손석희 대표이사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손 대표는 폭행 혐의에 대해 "2017년 4월 주차장에서 후진을 하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는데 김씨가 이것을 '기사화 하겠다'며 불법 취업 청탁을 했고,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했죠. 접촉사고를 낸 것은 맞는 거 같습니다. 다만 둘의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동승자'의 존재 때문이었습니다.  앞서 김웅은 "피해자들이 (손 대표 차량의)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며 진술했는데 손 대표는 90세 넘은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고 이야기했죠.  두 사람의 엇갈린 주장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커졌고 경찰수사까지 둘 다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손석희씨는 김웅을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고소했죠.

 

세 사람이 서로 조주빈씨와 딱히 연관있어 보이지는 않는데요. 왜 피의자가 이런 말을 했는지는 인터넷에서 여러 추측이 난무합니다. 제가 찾아본 것 중 가장 신빙성 있는 '카더라'는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조주빈이 발언한 오늘 (25일)은 손석희 사장에게 불법 취업 청탁과 금품 요구를 하는 등 공갈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웅 기자 재판에 손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날입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사람은 넌데, 내가 이목을 끌고 있네? 미안!" .. 조주빈씨가 이런 메시지를 담았을 거란 이야기입니다.

 

둘째, 이건 썰인데요. 조주빈은 지난해 12월 개인방송을 하는 모 기자에게 접근해 정치인의 정보가 담긴 USB를 넘기겠다며 15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는데 그것과 두 언론인이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건 뭐 ... 의혹이 커지면 혐의사실을 기관이 밝혀주겠죠? 그때 바로 알 수 있을 문제 같습니다.

 

셋째, 조주빈의 이야기는 단지 '일베 메시지'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나는 손석희급 거물이다." 는 시그널을 주며 과시욕을 드러내고 싶었고 광주 전 시장을 언급함으로써 존재감 또한 드러냈을 거란 말이었네요.

 

추가적인 보도를 보니 조주빈이 텔레그램에서 평소 조주빈은 '손석희와 평소 형동생으로 지낸다' '통화도 자주한다' '서로 손 선생, 박 사장'이라고 부른다' '손석희 사장과 대화를 나눈 녹음 파일도 있다" 고 말했고 하네요. 윤 전 시장도 알고 있다고 했고요. 윤씨 같은 경우 자신을 통해 손 사장에게 어떤 자료를 넘겼다고 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뭐 흥신소를 운영하는 사업가이고 정치인과 연줄이 닿아있다는 식인거죠.



결과적으로 조주빈이 이날 언급한 세 사람은 모두 자신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의 대상이 된 사람들입니다. 뭐가 되었던 간에 범죄자가 이렇게 뜬금포를 날리다니... 뭔가 밝혀지면 대박이겠지만 사실이 아니면 거의 명예훼손급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찌 되었건 우리가 범죄자의 말에 이리저리 휘둘릴 건 없으니, 뭔가 나오기 전까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진 말아야겠습니다. 원래 관종에겐 무관심이 약이거든요. 조주빈씨가 다음에 모습을 드러낼 때는 관종짓 그만하고 죄 달게 받고 반성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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