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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널리 보급되며 공중전화 부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사실 요즘 같이 감염병이 도는 시기엔 더더욱 공중전화 이용이 꺼려지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환경부 환경공단은 2021년 4월까지 수도권 30개의 공중전화 박스를 빼고 충전스테이션을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분홍스쿠터공중전화부스에 이런 스쿠터가?



공중전화 부스를 뺄 서른 곳의 기준은 '전기스쿠터 활용이 많은 지역'이라고 합니다. 밀집 주거지역이나 대학가, 상업시설이 몰린 곳에 주로 설치될 것 같습니다. 이런 류의 친환경 프로젝트는 사실 언제나 칭찬 받아야 마땅하죠. 근데 저는 이번에 다소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오늘은 공중전화 부스를 없애고 충전소를 세우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꼬로록안전모는 필수다



첫째, 공중전화 부스는 이 사업을 하기에 너무나 협소하다.

여러분도 공중전화 박스 부지가 그리 크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충전소는 단순하게 생각해도 꽤나 크게 지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죠. 아마 <따릉이 보관소> 보다도 훨씬 더 넓은 곳에 지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마 그 상상이 맞을 겁니다. 작게 지을 수는 있겠다만 충전소가 작아서는 지금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전기이륜차의 충전속도 때문입니다. 자동차 연료를 주입시키듯, 전기이륜차는 빠르게 충전되지 않습니다. 용량이 작더라도 4~5시간은 충전해야 완충되죠.  그럼 충전을 위해 어떤 스쿠터가 몇 시간동안이나 주차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지닙니다. 공간회전율이 높지도 않은데 몇 대 세울 수도 없다면, 과연 이 충전소를 누가 쓰려고 할까요? 


초록스쿠터두 대 정도 세울 수 있으려나?




둘째, 공중전화 부스 부지는 더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다.

그래! 백 번 양보하여 공중전화 부지에 스쿠터를 몇 대나마 충전하도록 만드는 것이 꽤나 의미가 있다고 칩시다. 근데 하필 왜 공중전화 부스 자리여야 할까요? 공중전화 부스는 일반적으로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아 붐빌 자리에 충전소를 세우는 게 맞는 선택일까요?  그 자리엔 더 필요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충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본인 스쿠터를 타고들 오셔서 이동성이 좋잖아요? 고로 충전소 부지가 역과 가까워야 할 필요는 더더구나 없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역과 좀 떨어져 있고 활용도 낮은 대지를 구입하고 이용하는 게 효율적인 선택이겠죠.



스쿠터주차장이런 곳에 세워도 이용할 사람 많다




셋째, 공중전화 부스는 필요하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집에 소화기가 있나요? 1년 중 몇 번이나 사용하시나요? 아마 자주 쓰시는 분은 없을테죠. 근데 자주 쓰지 않는다고 소화기가 필요없다고 여기진 않으실 겁니다. 공중전화 부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공중전화 부스는 그 자리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핸드폰을 잃어버렸을 때 빼고도 긴급한 위협을 당할 때에 공중전화 부스는 좋은 피난처가 되어주니까요. 물론 지금처럼 버려진(?) 느낌의 관리하지 않는 부스는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걸 인정합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맞게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할 부분이지, 없애야 할 장치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관리도 더 잘해야 하고요.


스쿠터모두가 행복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충전기술이 발달해서 좀 더 공간회전율이 좋아지면 더 효율적으로 전기스쿠터 충전소가 여러 곳에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그놈의 충전속도 때문에 보조금을 줘도 잘 사지 않는 전기스쿠터지만요. 어쨌든 뭐 앞으로도 정부가 이러한 친환경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계속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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