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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팟캐스트를 병행 중입니다. <디로긴의 키워드>라는 이름을 팟빵에서 검색하시면 따끈한 세상 소식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매주 화, 목마다 업데이트 할 예정이며 "이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싶은 시사를 쉽게 다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눈이 피로하시거나 글 읽기 싫어하시는 분들은 팟캐스트를 애용해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사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세상에 배울 건 너무 많다사실 학교에 가지 않아도 세상에 배울 건 너무 많다


이태원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5월 20일부터 진행 예정이던 고3의 현장등교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하며 또 다시 연기를 하거나 9월 학기제 전환도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덧붙였는데요. 교육부의 논리는 "이미 온라인 개학을 해서 수업이 진행 중이고 한 번 결정한 것을 번복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교육부는 안심하라며 원어민 보조교사와 교직원들의 이태원 방문 현황과 진단검사 결과를 알려줬는데요. 이태원을 방문한 교직원 880명 중 641명이 현재까지 검사를 받았는데 현재까지는 모두 양성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한 번 결정한 건 왜 번복하기 힘든 걸까요?한 번 결정한 건 왜 번복하기 힘든 걸까요?




이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대부분이 반대의 의견들을 내고 있는데요. 저 역시도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유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오늘은 왜 지금 현재 하고 있는 학기들을 미루고 9월신학기제를 채택해야 하는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드려보겠습니다.





국민들의 반응은 뜨겁다국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첫째, 고3 학생들이 준비되지 않았다

제 인맥 중 몇 없는 고3 학생들에게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들에게 한결같이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누가 온라인 수업에 집중이 되겠어요" 라고요. 교육부는 이미 단추를 첫 단추를 낀 상태니까 재개해야 하는 게 맞다고 하지만, 정작 교육 받는 당사자는 어떤 단추도 여며본 적 없는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감염의 우려로 믿었던 사교육도 마비된 상태인데요. 과연 그들은 그동안 어떤 공부를 했을까요? 제대로 배우기나 했을까요? 그리고 이대로 등교를 한다면 모의고사나 중간고사 등등 공부 안 하고 시험만 주구장창 보다가 수능을 볼 텐데요. 잘 준비하고 시험을 봤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 상태에서 시험을 보게 하면 그들의 잃어버린 1년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요?




둘째, 집단 감염이 심하게 우려된다

이번 이태원발 클럽 사태에서 예상치 못한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요. 고3도 이태원 클럽을 출입했었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음성판정이 내려졌으나 이 학생은 등교 수업이 금지되었을 때에도 실기 수업을 이유로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받은 걸로 알려져 모두가 아찔함을 느끼기도 했죠. 이렇게 청소년들은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행동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애초에 만연했을 때에도 PC방과 코인노래방은 성업이었을 정도로 "우리는 안 걸린다"는 인식이 만연한 세대입니다. 무모하고 활발한 이동성도 갖추고 있죠. 이런 아이들을 지금 집단생활하게 만든다는 건 사실상 안전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번 사태에서도 어린 친구들은 무증상 감염이 30%에 육박했다고 하잖아요? 하루하루 등하교 할 때마다 키트 사용할 거 아니라면 굳이 지금 이 위험을 감수하며 등교해야 할까요? 설마 지금 아이들을 임상에 쓰려는 건 아니겠죠? 모범방역국이었던 싱가포르도 '개학' 때문에 무너져서 고생했던 것을 잊어선 안되겠습니다.



셋째, 9월신학기제 도입이 대세

9월신학기제도는 1학기를 9월에 시작해 1월초에 종료하고, 겨울방학을 2주간 보낸 뒤 2학기를 1월말이나 2월초부터 시작해 5월말이나 6월초에 학년을 끝내는 제도입니다. 9월 신학기제가 시행되면 여름방학이 길어져 새로운 학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고 현재 시스템에서의 애매한 봄방학 문제도 해결할 수 있죠. 게다가 3월이 아니라 9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건 이미 세계적으로 보편화 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교류나 유학이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9월학기제가 이미 세계적인 대세임을 알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97년, 2007년, 2015년에 걸쳐 9월 학기제를 도입하고자 했으나 사회적 비용 때문에 번번이 무산되었습니다. 근데 그때야 쌩돈을 써야 해서 그렇다고 쳐도 지금은 쌩돈도 나눠주고 온라인기기도 수업하려고 보급하는 판인데 이걸 진행한다고 국민여론이 크게 나빠질까요? 저라면 "아, 차라리 잘됐다. 이번 위기를 정부가 기회로 잘 활용하는구나" 생각하고 찬성했을 것 같습니다.



깔끔히 묻고 9월에 하자깔끔히 묻고 9월에 하자


이렇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해봤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저는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처럼 정부가 부디 국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발 낡고 그릇된 건 한 번 정했다고 강행하지 말고 숲을 보는 시야를 갖춰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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