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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소식이 있었습니다. 보배드림에 "상간녀가 방송 출연한다네요" 라는 제목의 글 때문이었는데요. 그 글에는 MBC <구해줘 홈즈> 예고편에 나온 예비 신혼부부가 불륜으로 자신의 가정을 무너뜨린 사람들이라고 폭로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뤄보자면, 작성자는 2017년에 결혼한 후 아이를 낳은 뒤 2018년에 이혼을 한 상황이었는데 자신이 만삭인 점을 알면서도 남편과 내연녀가 만남을 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구해줘홈즈>예고편에는 뻔뻔하게도 그 전남편과 내연녀가 나온 거고요. 글쓴이 말로는 재판부에서도 둘의 부정행위를 인정했고 정신적 고통에 대해 손해 배상을 하라고 했다네요. 글쓴이는 "어린 아들에게만큼은 아빠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지 않아 좋은 말만 했었는데 행여 방송에 나오는 것을 아들이 보고 받게 될 상처가 너무 걱정된다. 가능하면 해당 회차 방송이 안 나오길 바란다”며 글을 맺었는데요.. 이 글은 자연스레 화제가 되었고 MBC는 여론 폭탄을 맞게 되었습니다. 





현재 MBC는 그들을 통편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와.. 어떻게 뻔뻔하게 그런 일을 저질러놓고 방송출연까지 생각한거죠..? 정말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음.. 죄송하게도 저는 마냥 글쓴이를 옹호하고 싶진 않습니다. 사실 자신의 분노를 표출해서 그 부부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방송사는 무슨 죄죠..? 어떻게 방송이 출연하는 개개인의 사생활을 꼬치꼬치 파악하며 제작될 수 있겠어요.. 게다가 해당 방송은 단지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괜찮은 집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차라리 모범부부 사례를 취재하는 그런 방송이면 모를까) 만약 이런 식으로 개개인들이 사적인 일을 가져와 여론을 조장하고 하나하나 태클을 걸고 방송하지 말아달라고 하면... 어떤 방송이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콘텐츠 제작이 엄청 힘들다는 걸 아는 저로서는..<구해줘 홈즈> 제작팀이 너무나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이미 많은 비용과 인력을 소모하여 한 회를 제작했을 텐데 정말 허탈하고 짜증날 거 같습니다.






또한 이 일은 '매우 개인적인 일'입니다. 부부의 일은 물론 저 역시 괘씸하고 비정상적이라 생각하기에 그들의 죄를 정당화 할 생각은 1도 없습니다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고요. 이미 간통제는 폐지되어 '비범죄화' 되었고 그들끼리 다퉈야 하는 사안이잖아요. 이 일을 이렇게 이슈화 시킨다면 역으로 명예훼손죄로 고소받게 되지 않을까요? 명예훼손죄는 허위사실 뿐만 아니라 공연한 사실을 퍼뜨려 상대가 피해를 받아도 인정되거든요. 이렇게 전 국민적으로 사냥 당할 만큼 스케일이 커지면 이전에 받은 보상보다 더 큰 비용과 아픔을 감수해야 할 겁니다. 이건 그냥 옆에 있는 지인에게 하소연한 정도가 아니니까요.








사실 저는 글쓴이가 썼던 표현 중 "어린 아들이 볼까봐" 라는 말도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어떤 어린 애가 <구해줘 홈즈>가 하는 늦은 밤까지 안 자고 그 방송을 시청하겠습니까? 설사 그 밤에 안 잔다고 해도 어린이 채널이나 보겠죠. 그냥 누가 봐도 그 부부 엿 먹이고 싶어 여론에 호소한 거죠... 그리고 정작 아이를 생각했다면 오히려 이런 여론전이 독이 될 겁니다. 맘카페만 해도 어떤 동네 누구네 사건인지 다 신상파악하고 들쑤시고 다닐 텐데.. 이렇게 전국민적인 이슈가 되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나는 게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안 그래도 요즘처럼 자극적인 불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나라가 뒤숭숭하면 민심이 더 쉽게 자극되는 법인데.. 파장과 후환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나 성급하게, 감정적으로 글을 쓰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둘 다 많이 혼나고 반성하셔야 할 거 같아요. 부부는 (당연히!!!) 죄값이다 생각하고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할 것 같고요. 글쓴이는 성급함을 반성하며 원만하게 넘어가고자 노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누가 더 잘못했네, 나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네.. 하면 더 괴롭고 피곤하신 거 알죠? 피장파장입니다.. 그냥 서로 좀 잊고, (방송 출연도 하지 마시고) 아픔 잘 치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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